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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 한번쯤 터놓고 싶었어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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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 한번쯤 터놓고 싶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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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김유리, 하용아

2020-0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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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워어매 세상 무시라. 거가 나가 자주 가는 목욕탕인디 내 몸짝도 찍힌 거 아닌가 몰러. 남사스럽게.” 형사는 이 상황이 멋쩍은 듯 나를 한 번 쳐다보더니, 아주머니를 구석으로 데려가 한참을 얘기했다. <br/>“죄송합니다. 이곳이 저희가 식사하는 곳이라…, 양해 바랍니다.”<br/>“워매, 아가씨! 세상 험한 일 겪고 고생혔소, 기냥 시원허게 털어 벌이소잉.” 15p <br/><br/><br/>밤길을 혼자 걸을 때 위험하니 이어폰을 꽂거나 전화통화를 하지 않고 누가 따라 오는지 두세 번 돌아봤어야 했는데 내가 조심성이 없어서 그랬던 것일까. 사건을 자세히 기억하지 못할 만큼 예민하지 못하기 때문일까. 그래서 귀가하는 많고 많은 사람 중에 내가 표적이 된 것일까. 24p<br/><br/>하이얀 봄바람이 불어 기분이 붕 뜨던 날, 떠다니던 민들레 홀씨가 내 뺨을 스치고 바닥의 잔디가 작게 일렁여 단잠에 빠져들었다. 큰 무덤가 근처에 누워있던 나는 하이얀 홀씨가 되어 매끈한 등허리를 가진 작은 무덤에 내려앉았다. 29p<br/><br/>아이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소매로 닦아내며, 부모 뒤를 따랐다. 아이는 제발 오늘이 빨리 끝나기를 바랐다. 52p<br/><br/>아이는 어두운 큰길 한복판에서 옆집 아주머니 품에 안긴 채 울고 있었다. 한겨울 도랑에 빠졌다 건져진 강아지처럼 작은 몸을 떨고 있었다. 56p<br/><br/>아빠는 멀리 떠났다는 어른들의 말이 아빠가 우리를 버리고 떠난 것으로 들렸다. 58p<br/><br/>“엄만, 너 때문에 살아. 너 하나 보고 사는 거야. 너 잘못되면 엄마는 못 살아. 너 없으면 엄만 죽어, 알지?”<br/>“…응.”<br/>아이도 울음기 가득한 목소리로 답했다. 아이는 숨을 죽였지만, 흐르는 눈물은 감출 수 없었다. 가슴이 너무 뜨겁고 답답했다. 가슴 속에 끓어오르는 화산이 있는 것만 같았다. 아이는 있는 힘을 다해 제 가슴 속 화산을 짓눌렀다. 엄마를 위해 화산이 터지지 않게, 용암이 흘러나오지 않게 가슴을 잠그고 또 잠갔다. 그것이 제 할 일이라 믿었다. ‘착한 아들. 세상 착한 우리 아들. 엄마는 너밖에 없어.’라고 말하는 엄마에게 제가 해줄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br/> 68p<br/><br/>나는 평소 말이 적었다. 특히 남들 앞에서 내 이야기를 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다. 짧은 인생 속 내 이야기를 꺼내자면 가족이 필연적으로 얽히게 되고, 난 그 이야기가 싫었다. 유쾌하지 않은 이야기였다. 굳이 이야기하여 측은한 눈빛과 할 말을 찾지 못해 당황해하는 상대의 모습을 보기 싫었다. 그것이 내 자존심이었던 것인지, 실은 용기 없는 나를 마주하기 싫었던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았다. 81p <br/><br/>아빠 엄마는 한 달에 하루 혹은 두 달에 하루를 쉬었다. 힘이 들어 영 몸이 움직여지지 않는 날이 유일한 휴일이었다. 그런 아빠에게 어쩌면 술은 유일한 낙이자, 잠시 현실에서 도피할 수 있는 작은 동굴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게 여행이 그런 것처럼. 84p <br/><br/>근데, 너는 무색무취의 사람 같아. 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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