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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절교할 뻔 -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대하여 (커버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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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다 절교할 뻔 -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대하여

그래도봄

구선아.박훌륭 지음

2024-07-29

대출가능 (보유:1, 대출:0)

책소개
저자소개
목차
<b>'우리도 그런 거 합시다, 교환편지'

취향이 다른 두 책방지기가
읽고 쓰는 삶에 대해 나눈 서른여섯 번의 책 편지

'모든 일의 처음엔 읽는 일이 있었다'

[그들이 함께한 이토록 지적이고 생산적인 재미들]
〇 함께 읽는 기쁨 〇 좋아하는 책과 작가 〇 연결된 삶을 위한 글쓰기 〇 독자를 위한 책방 이용법 〇 책방 운영의 고단함과 즐거움 〇 일상생활 속 소소한 행복

‘책방연희’의 주인장 구선아 작가와 ‘아직독립못한책방(일명 아독방)’의 박훌륭 작가가 주고받은 서른여섯 편의 편지를 엮은 (책 읽다 절교할 뻔)이 출간됐다. 지루함을 못 참는 두 책방지기가 만나 매우 지적이면서도 생산적인 재미를 벌인 것! 작은 책방을 운영하며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던 두 책방지기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일거리를 만들어내는 공통점을 발견하곤 그 일환으로 서로가 읽어온 책을 소개하는 편지를 주고받기 시작한다. 지난여름과 여름 사이 1여 년간 주고받은 편지에는 책 이야기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 간다. 어느 순간 편지를 통해 서로의 삶을 이해하고 추억에 새겨진 기쁨과 슬픔을 공유한다. 글쓰기, 육아의 어려움과 책방 운영의 고충, 책방 이용법 등에 대해서도 글을 빌어 털어놓는다. 그렇게 오간 편지가 어느덧 서른여섯 편. 책이 하나의 선이 되어 두 사람을 이어주었다. 처음엔 서로가 ‘책 읽다 절교하는 거 아냐’ 우려했지만 한 편 한 편 쓰고 답장하며 순연한 교감을 나눴다. 결국 예고 없이 서로에게 스며든 책들에 관한 이야기인 셈이다. 두 주인장은 책이란 우리가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준다고 말한다. 과거에도 그리고 아주 먼 미래에도 책은 세상과 연결되고, 타인을 이해하게 해주는 매개체임을. 그렇게 책을 향한 끝없는 애증을 편지에 빼곡히 펼쳐낸다.

<b>조지 오웰 (나는 왜 쓰는가), 김기창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
로베르트 발저 (산책자), 지그문트 바우만 (왜 우리는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몸과 마음을 깨치는 마흔다섯 권의 책 + α

읽기가 도통 어려운 시기에 누군가 먼저 읽고 추천해준 책들은 더없이 귀하다. 책이 좋아서 책방을 시작한 두 사람의 책 소개는 그래서 더욱 특별하다. 두 책방지기는 책을 고르고 진열했던 경험과 그동안 읽어왔던 책을 바탕으로 대략 마흔다섯 권의 책을 편지에 소개한다. 소설, 에세이, 인문과학서, 과학서 등 분야의 경계 없이 직접 읽었던 책이나 기대되는 책들을 추렸다. 소재 역시 다채롭다. 육아, 나이 듦, 불평등, 지옥, 심리, 글쓰기, MBTI, 반려견, 여행, 집 등 두 책방지기의 취향과 취미를 넘어 모두에게 공감 가능할 우리 시대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두 사람이 공통으로 뽑은 첫 책은 로베르트 발저의 (산책자)다. 섬세한 통찰력으로 자신의 일상의 사사로운 부분도 놓치지 않은 발저. 자신 곁의 사물 그리고 타인에 대한 단상을 담백하게 적어 내려간 발저의 책에서 두 책방지기는 우리가 미처 알아보지 못한 (삶의) ‘고귀함의 잔해’들이 가까이에 있음을 알게 됐다며 서로의 감상을 공유한다. '우리는 타인의 불행, 타인의 굴욕, 타인의 고통, 타인의 무력함, 타인의 죽음을 조금도 덜어주지 못하므로 최소한 타인을 이해하는 법이라도 배워야 한다.' 두 사람이 함께 반응한 또 다른 책은 주디스 리치 해리의 (양육가설)이다. 부모가 한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 이 책을 통해 두 사람은 한 아이의 엄마와 아빠로서 아이를 길러내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그만큼 귀한 일인지 공유한다. 이야기는 어느새 흘러 집안 가득 쌓인 아이들의 용품에서 문득 비워진 삶이란 무엇인지 이야기하게 되고(레너드 코렌 (와비사비)), 집이란 개념이 어느새 재산의 하나로 영위되는 것에 대한 쓸쓸함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넘어간다. 유년 시절의 기억이 빼곡한 방, 낮은 담의 집, 동네를 떠올리며 '내가 지낼 공간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기 위한 안간힘'을 이야기하는 하재영 작가의 책 (친애하는 나의 집에게)가 함께 소개된다.
MBTI를 소재로 한 책도 등장한다. 박훌륭 작가는 구선아 작가에게 보내는 여덟 번째 편지에서 과학잡지 스켑틱의 특별 합본호 (우리는 모두 조금은 이상한 것을 믿는다)를 소개하는데, 실제 심리학 성격 유형 검사를 빌어 MBTI 검사가 놓친 점을 넌지시 알려준다. 여러 소설가가 함께 쓴 (혹시 MBTI가 어떻게 되세요?)에선 자신의 MBTI와 같은 유형의 주인공을 먼저 찾아보곤 신기함을 감추진 못한다.
흥미롭게 읽을 만한 소설이 등장하는 한편 현재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알리는 소설도 등장한다. 구선아 작가는 김기창의 소설 (기후변화 시대의 사랑)을 소개하며 작가의 뛰어난 묘사력과 문체 때문에 지구에 닥친 위기의 심각성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말한다.
(인생의 베일>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을 소개하는 편지에선 소설에서 빠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고전문학에 대한 서로의 생각을 나눈다. 반려견에 대해 써 내려간 권남희 번역가의 (어느 날 마음속에 나무를 심었다)를 통해선 사랑의 확장성에 대해 고민해보게 한다. 신형철 작가의 (정확한 사랑의 실험) (인생의 역사)를 소개할 땐 경이로운 글을 만났다 하는 소회를 가감 없이 밝히기도 한다.
이외에도 두 작가는 가난과 차별, 불평등, 나이 듦, 여성의 글쓰기, 자기실현을 논하며 (내가 늙어버린 여름) (우리는 왜 불평등을 감수하는가) (밀레니얼은 왜 가난한가) (말을 부수는 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은 고릴라에게서 배웠다) 등의 책을 소개하고 좋았던 부분, 어렵게 읽혔던 부분, 아쉬웠던 부분 등에 대해 주고받는다. 피츠제럴드, 아니 에르노, 올리비아 랭 등 여성 작가 소개도 놓치지 않는다.

책을 소개하는 사이 사이엔 책방 운영 십계명, 독자의 책방 이용법, 여행지에서 책과 함께하는 법, 책태기 극복법, 서평 쓰는 법 등을 간결하게 정리했으니, 책방지기의 노하우가 궁금하다면 이 장들을 눈여겨보면 좋다.

<b>서른여섯 편의 편지는
서로에게 주는 안부 글이자 불안과 기쁨을 건너
세상과 나를 연결해준 자기실현의 일부

서른여섯 편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두 사람은 책이란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금 깨닫는다. 책을 펼치면서부터 타인 너머 세상과 연결된다는 것을 말이다. 이러한 이해는 두 사람이 책 이야기에서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로 넘어가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아버지와의 소중한 경험, 좋아하는 여행지, 내 방에 있는 여러 문구류를 쾌활하게 이야기하고 아이와 처음으로 여행을 가는 설레는 마음을 나누고. 가끔은 슬프고 불행했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위안을 주고받기도 한다. 이는 어느새 나를 너머 타인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게 하고, 작고 연약한 존재들을 생각하며 자연과 세상을 향해 목소리를 내는 책의 고마움을 생각하게 한다.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은 결국 책을 통해 이룬 두 작가의 자기진화(실현)의 일부다. 그렇게 어제보다 나은 내일, 어제보단 좀 더 괜찮은 사람이 되려는 두 책방 주인의 이야기가 주고받은 서른여섯 편의 편지에 담겨 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요? 저나 훌륭 님이나 경쟁을 위한다거나 똑똑해지기 위해 책을 읽을 때는 지났잖아요. 삶을 위해 읽어야 할 때죠. 독자마다 각자의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제가 조금은 괜찮은 사람이 되고 조금 더 괜찮은 내일을 살기 위해서예요.'
_구선아 작가의 세 번째 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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