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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편의 영화로 읽는 세계문명사

박영사

하미나 (지은이)

2023-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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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인문학은 폴 고갱의 한 그림 제목처럼 “우리는 어디서 와서, 무엇이며,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거기에 대해 고민하며 답을 추구하는 학문이다. 그렇기에 인문학에는 인간의 삶과 정신에 관련된 모든 것이 속해 있고 역사와 문명이 시작된 단계부터 오늘날까지 인간과 함께 성장해왔다. 그 속에는 신화와 문학과 철학이 있고, 건축물과 예술작품들이 있으며, 시대를 뒤흔드는 사상과 사건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모든 것의 중심에 인간이 있고 중세유럽을 제외하고는 인간이 주체가 되어 세계를 이끌어왔다. 인문학은 그런 인간의 삶의 자취들을 기록하고 가치를 정립해주면서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준다.
세계화 이후 문화와 문화산업이 세계를 하나로 엮는 데 큰 역할을 하자 한동안 인문학이 주목을 받으면서 사회 모든 분야에서 인문학과의 접목을 시도했다.
융합학문이 강조되고, 기업에서는 문화콘텐츠들을 적극 활용하였으며, 대중매체에서는 다양한 인문학 프로그램과 강의들이 붐을 이루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21세기 들어 개인주의와 물질주의가 득세하고 IT와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기술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면서 인문학은 본질적인 위기를 맞는다. 인류가 공유하던 인간성이나 인본주의 대신 모든 선택에 있어 개인이 중심이 되고 자본이 행복의 척도가 되며 인공지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여 인간의 영역을 침범하는 세상으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늘날 전 세계의 사람들을 ‘사용자’로 끌어들인 소셜미디어는 IT기업들이 수집한 사용자 정보들을 활용해 알고리즘으로 맞춤화된 피드들을 제공하면서 그들을 온라인의 세계에 붙잡아놓는다. 이로 인해 사람들이 가족과 주변 사람과 가져야 할 실제적인 접촉이 감소되고 건전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아 사회가 분열되고 있으며, 진실보다 개인의 편견이나 감정이 우선하는 ‘탈진실’의 시대가 되고 있다. 소셜미디어는 자기과시나 나르시시즘의 장으로 변질되면서 소외된 자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기도 한다. 많은 학자들은 이런 분열과 대립의 사회를 걱정하면서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종으로서의 인류를 생각하며 살아야 하고 더불어 생태계와도 공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은다.
오늘날 급격하게 변화하는 사회에서 많은 사람들이 길을 잃고 있고 지구 생태계 또한 위험수위에 다다르고 있다. 학자들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이 야기할 미래의 초지능의 세계에서 인간은 영생으로 나아가거나 절멸해버리는 극단적인 상황으로 치닫거나 극소수의 슈퍼엘리트와 대다수의 쓸모없는 계층으로 구성되는 디스토피아를 마주할 것을 예견하기도 한다. 인간이 생태계의 일부라는 사실을 망각한 채 이대로 문명을 발전시키고 인구폭발이 계속된다면 지구가 멸망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발전의 기차는 출발하여 점점 속도를 더해가고 있는데 그 기차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는 기차를 설계한 사람도 모른다. 이미 그들의 손을 떠나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 늦기 전에 온 인류가 한마음으로 지금이라도 기차가 가는 방향과 추구하는 목표의 가치들을 설정해야 한다. 그 방향을 잡아주는 것이 인문학이다. 인간 삶의 외양이 아무리 변해도 인간이 삶에서 느끼는 희로애락은 예전과 마찬가지이고 역사의 전개 또한 유사한 흐름으로 반복된다. 그것이 고전이 위대하고 인문학이 필요한 이유이다. 우리가 인문학을 통해 과거의 역사와 문화를 돌이켜보면서 무엇이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고통스럽게 했는지를 깨닫는다면 어떤 미래를 추구해야 할지 답을 찾을 것이다.
이미지를 통해 서사를 들려주는 영화는 인간의 감성과 지성을 자극하면서 인간과 세상에 대한 이해를 돕는 가장 포괄적인 형태의 예술이다. 동서양 문명사에 대한 수많은 접근 방식이 있지만 본 책에서는 선별된 52편의 영화를 통해 특정 시공간에서 일어난 삶의 여러 양태들을 간접체험하면서 인간이 어디에서 왔고, 지금 어떤 삶을 살며, 앞으로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몇 편의 드라마도 포함되어 있지만 편의상 영화로 일괄 지칭한다. 흔히들 유럽영화는 미학을 중시하고 할리우드영화는 상업성을 추구한다고 하지만 문화교차가 보편적 현상인 오늘날은 그런 이분법이 완벽히 통하지는 않는다. 본 책의 영화들은 미국 영화가 주를 이루고 그 외에 인도·중국·영국·이탈리아·프랑스·스웨덴·덴마크 영화가 소개된다. 세계문명사가 주제여서 자연히 서사 중심의 유수 문학작품들을 각색하거나 역사적 사실들을 스크린으로 옮긴 영화들이 많다.
서양문학을 전공했다 보니 습관적으로 그리스를 첫 장으로 시작했다가 동양부터 시작하자는 첫째 혜성이의 제안에 문명이 동양에서 시작했다는 사실을 상기했고, 구체적인 소제목으로 내용을 효과적으로 분리하는 게 좋겠다는 둘째 현성이의 조언도 반영하였다. 교수들은 강의를 하고 나면 학생들로부터 강의평가를 받는다. 학교에서 영화와 문화를 접목한 인문학 강의를 하고 있는데, 수업을 들은 한 학생이 강의평가에 “이 수업을 들으면 책이 읽고 싶어진다”는 평을 남겼다. 이 책이 독자에게도 영화를 보고 책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해주기를 바란다.
2023년 1월, 하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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