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과 다른 결과 앞에서, 나는 늘 이런 생각을 했었다. 인간에게 과연 정해진 운명이라는 게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지금의 나는 운명을 수행하는 단순한 도구란 말인가?<br/>*<br/>인간은 예외 없이, 복권의 숫자마냥 랜덤으로 이 세상에 태어난다. 그러므로 삶의 과정 또한 본인의 통제 아래에 두기는 힘들다. 마음을 단단히 먹고 머리통을 쥐어짠다고 해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어떤 남자의 이야기를 소설로 만들고, 헤아릴 수도 없을 만큼의 교정을 보고, 그리고 출판사에 원고를 보내기까지 많은 시간이 흘렀다.

1963년 출생.
장편소설 『결혼 안 한 삼촌』 발표.